쉘부르의 우산(1965) 라라랜드에 영감을 준 뮤지컬 고전 영화

영화 쉘부르의 우산의 한 장면

1. 쉘부르의 우산 소개

쉘부르의 우산은 자크 드미 감독이 제작한 영화로 1965년 프랑스, 서독에서 제작된 뮤지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대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로 이루어져 있는 뮤지컬 영화입니다. 영화의 음악과 남녀 주인공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멋지게 어우러집니다. 화려한 영상미와 음악,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에 힘입어 17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제작된 뮤지컬 영화인 '라라랜드'가 이 영화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결말도 상당히 유사합니다.) 이 영화는 프랑스의 항구도시 '쉘부르'에서 사랑했지만 결국 이별하게 되는 안타까운 연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 영화의 줄거리(스포일러 포함)

프랑스의 작은 항구도시 쉘부르를 배경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쉘부르의 한 우산 가게, 어머니의 일을 도우며 살아가는 '쥬느비에브'라는 여성이 있습니다. 쥬느비에브는 아름다운 외모와 밝은 성격으로 매우 매력적인 여성입니다. 쥬니비에브는 자동차 수리공 '기'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주위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힙니다. 둘은 사랑을 이어가지만 당시 발발한 프랑스-알제리 전쟁으로 인해 갑자기 '기'가 군에 입대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기가 입대하기 전날 밤 둘은 사랑을 나누고 이별하게 됩니다. 둘은 편지를 통해 소식을 주고 받으며 사랑을 이어갑니다.

쥬느비에브는 기가 입대 한 후 자신이 기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전쟁이 계속되던 와중 어머니의 앞으로 거액의 세금 고지서가 날아오게 되고 쥬느비에브는 돈을 마련하려 어머니와 보석상에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우연히 그 자리에 있던 카사흐라는 이름의 보석 상인이 그 목걸이를 구입하게 됩니다. 카사흐는 아름다운 쥬느비에브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그녀는 기의 아이의 임신했기에 그의 구애를 완곡히 거절합니다. 하지만 점점 기의 편지는 끊기게 되고 쥬느비에브는 기가 자신을 버렸거나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쥬느비에브의 어머니는 자신이 겪어온, 여자 홀몸으로 아이를 혼자 키우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카사흐는 쥬느비에브가 임신한 아이도 같이 키우겠다며 쥬느비에브에게 청혼합니다. 쥬느비에브는 기의 기약없는 기다림에 지쳐 결국 카사흐와 결혼하고 쉘부르를 떠납니다.

2년 뒤 전쟁터에서 돌아온 기는 제일 먼저 우산가게로 뛰어가지만 그 곳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집에 돌아가 만난 대모님으로부터 쥬느비에브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쉘부르를 떠났고 기가 힘들어할까봐 알리지 않았다는 말을 듣습니다. 기는 전쟁에서 무릎부상으로 병원에 있는 동안 연락이 끊기게 된 사정이 있었습니다. 기는 쥬느비에브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과 전쟁에서의 부상으로 자신이 장애인이 되었다는 절망감에 술을 마시며 자포자기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어느날 대모가 병으로 죽고 이후 대모를 돌봐주던 마들렌의 조언에 따라 직장을 얻고 예전의 밝은 성격을 되찾게 됩니다. 기는 자신에게 큰 힘이 되어 준 마들렌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그녀와 결혼하게 됩니다. 기는 대모가 남긴 유산으로 주유소를 개업하고 태어난 아들 프랑수아, 아내 마들렌과 화목한 가정을 꾸립니다.

그리고 다시 3년이 지난 후,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날이 됩니다. 마들렌과 프랑수아가 장난감과 선물을 사러 간 사이 쉘부에 들렀다가 차에 기름을 넣으려면 쥬느비에브와 딸이 손님으로 찾아옵니다. 딸은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쥬느비에브와 기는 주유소 안에 들어가 짧은 대화를 나눕니다. 쥬느비에브는 기에게 딸을 만나보겠느냐고 물어보지만 기는 거절합니다. 둘은 두 사람의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시 헤어집니다. 쥬느비에브가 떠난 뒤 바로 마들렌과 프랑수아가 돌아오고, 기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는 얼굴로 가족을 맞이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3. 쉘부르의 우산이 걸작으로 꼽히는 이유

언뜻 보면 흔한 연인의 사랑 이야기 같이 보이지만 영상미와 탁월한 음악의 조화로 인해 이 영화는 걸작으로 꼽힙니다. 자크 드미 감독은 미술에 굉장히 조예가 깊었던 사람으로 '영상의 시인'으로 불립니다. 누벨바그의 대표적인 감독으로 언급되는 그는 영화의 미장센과 구도에 굉장히 큰 신경을 썼습니다. 그는 쉘부르를 원색과 파스텔 톤의 색감으로 연출하기 위해 촬영당시 건물의 외벽을 직접 선택한 색으로 채색할 정도로 미적인 부분에 열성을 보였습니다. 그의 색감은 미술가 앙리 마티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우중충하게 비가 오는 날씨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우산의 모습은 매우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옷도 모두 유명 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쉘부르의 우산은 알제리 전쟁, 프랑스 사회에서의 미혼모 이슈 등을 담으며 사회적인 메시지도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대화조차 멜로디를 넣어 모두 노래로 표현한 대담한 점은 다른 뮤지컬 영화와의 차별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쉘부르의 우산은 음악과의 극적인 연출로 인해 단순한 멜로 영화를 뛰어 넘어 사람들 마음속에 영원한 고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